제주살이를 시작했다. 제주 한달살기 라고 하기엔 좀 더 긴 시간이 될 것이고, 제주 1년살이라고 해야겠지만 아직 1년의 시간을 제주에서 보낼지는 잘 모르겠다. 제주 정착을 결심하고 온 것은 아니다. 쉬어가며 내실을 다지는 시간을 만들려고 하고 그 시간은 6개월에서 1년 사이가 될 것 같다. 어쨌거나 1년짜리 오피스텔을 계약했으니 제주 1년살기라고 해야 할 것이고 그 과정에서 많은 것을 배우고 느꼈다.
서귀포 구시가지, 이중섭 거리 안에 1인 제주살이에 적합한 좋은 원룸 오피스텔을 구했다. 기회가 왔을 때 잘 잡았다면 이런 공사장 뷰가 아니라 바다뷰 오피스텔에서 글을 쓰고 있었을텐데 무척이나 아쉽다. 하지만 가격 대비 정말 좋은 집을 구한 건 사실이다.
목포항에서 퀸메리호에 차를 싣고 제주도로 넘어온 것이 지난 4월 13일 화요일이었고, 며칠 간 제주시에 있는 친한 동생네 집에서 지내며 처음에는 제주한달살이, 연세승계 등을 키워드로 집을 알아봤다. 애월, 하귀, 삼양, 용담 등 제주시 근처를 알아보다가 제주시에서 멀리 서귀포로 내려가 대정, 모슬포, 중문을 거쳐, 결국 내게 익숙하고 편한 곳인 서귀포로 내려왔다. 일주일만인 4월 20일 서귀포 구시가지 오피스텔 계약을 했고 며칠간 필요한 가구, 집기 등 쇼핑을 마치고 이제 이렇게 테이블 앞에 앉아 블로그를 할 시간을 갖게 됐다.
제주와 서귀포의 다양한 지역을 돌아다니며, 당근, 오일장, 교차로, 부동산 등 다양한 경로로 제주살이 집을 찾았다. 그 과정에 주로는 제주시에 있는 친한 동생의 원룸에 머물렀지만 바다와 한라산이 다 보이는 서귀포의 정말 좋은 타운하우스에서 하룻밤을 보내기도 했다. 열흘 간의 짧은 시간 동안 제주살이, 제주 집구하기, 제주 원룸, 서귀포 오피스텔 등에 대해서 많은 걸 알게 됐다. 내 우선순위가 무엇인지, 필요한 것과 제한이 무엇인지를 따져 제주도에 내 공간을 마련했다. 어제는 제주시에 살고 있는 내가 며칠 간 신세를 진 동생이 내 구한 서귀포 오피스텔에 와보고는 좀 부러워했다. 제주살이 집을 잘 구한 것 같다.
이곳에서 내가 만들어갈 새로운 시간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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