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허리가 너무너무너무 아팠다

지난 주말부터 허리가 아팠다. 처음에는 자고 일어나면 뻐근하게 불편한 정도였는데 며칠 지나니 똑바로 누워 잠을 잘 수 없는 지경이었다. 좌로나 우로 누워 자야만 했다. 점점 심해져 오른쪽으로 눕는 것도 불가능해졌다. PT를 가서 트레이너쌤에게 얘기하니 운동보다 근육 뭉친 것부터 풀자고 맛사지 침대에 누우란다. 그리고 엉덩이 허리 근육을 푸는데.. 와. 천국문까지 몇 번을 다녀왔다. 너무 아프지만 아픈만큼 시원하고 근육도 좀 풀어진 듯 했다. 50분 내내 맛사지만 해주셨다. 평소에는 PT 끝나고도 유산소 꼭 하고 가라 하시는데 이 날은 그냥 집에 가고 걸어다니지도 말라고 당부했다. 걸어다니지는 않았는데 갑자기 포항에 갈 일이 생겨 오가는 차 안에서 10시간을 꼬박 앉아 있어야했다. 새벽 다섯시가 다 되서야 집에 돌아와 침대에 똑바로 누웠는데 괜찮았다. 아프지 않고 누워있을 수 있었다! '우리 PT쌤 정말 최고군!' 하고 기쁜 마음으로 잠에 들었지만 그것은 잠시일 뿐. 2시간 후 허리가 아파서 일어났는데 똑바로 눕지도 옆으로 눕지도 못 할만큼 통증이 심했다. 하지만 너무 피곤해서 고통 속에 스러지듯 잠들었다가 다시 2시간 후에 허리가 아파서 깼다. 피곤해서 침대에 더 누워 있고 싶지만 더 이상 침대에 허리를 붙이고 있을 수 없게 아팠다. 억지로 일어나 샤워를 하고 롤다운 롤업을 하며 허리를 풀어주려 했지만 효과가 없었다. 이 날도 PT 스케줄이 있어서 쌤에게 상황을 말했더니 다시 한 번 근육을 풀어보자 하시고 열심히 엉덩이 근육을 푸는데.. 어제는 천국문 앞까지 갔다면 오늘은 지옥문 앞을 왔다 갔다 하는 것 같았다. 쌤도 한참을 근육을 풀어도 여전히 허리가 아프다고 하자 더 이상은 자기가 할 수 있는 게 없다며 병원을 가는 게 낫겠다고 꼭 병원을 가라고 하셨다. 

이렇게 길게 쓴 걸 요약하면, 며칠 째 허리가 무척이나 아파 잠도 제대로 잘 수 없었고 PT쌤이 근육 풀어주는 것으로는 낫질 않았다는 것이다.

 

역삼동 정형외과 검색, 실망스러운 후기들

집 근처로 정형외과 검색을 했다. 과대진료를 한다, 무조건 비싼 약을 맞으라고 한다, 설명을 제대로 안 해준다.. 이런 안 좋은 평이 가득한 병원들이 많았고, 좋은 평이 있는 병원은 딱 봐도 알바가 쓴 리뷰였다. 그러다 한 혹평의 댓글에 '역시 이 동네 정형외과는 바른길 아니면 xxx를 가야 된다'는 내용이 있었다. 둘 중에는 한티역에 있는 바른길정형외과의원이 더 가까웠는데 그래도 버스 3 정거장 거리였다. 하지만 몸도 아픈데 과대진료에 뭔지 설명도 제대로 안 해주면서 돈만 비싸게 받으면 너무 속상할 것 같아 집 앞 병원들을 놔두고 버스를 타고 바른길정형외과로 갔다. 2시까지 점심시간인데 2시 반쯤 도착하니 대기자들이 가득했다. 대기실은 좀 좁은 편이었다. 

 

대치역삼 바른길정형외과의원을 가다

대치역삼 바른길정형외과, 환자에게 명함을 주는 의사선생님?

한참을 기다린 끝에 의사선생님을 만났다. 의사선생님이 나에게 명함을 건낸다. '으응? 이게 뭐지?' 병원에서 의사에게 명함을 받은 건 평생 처음 있는 일이었다. 생경하지만 기분은 나쁘지 않았다. 내 증상을 자세히 말씀드렸다. 선생님은 내 이야기를 자르지 않고, 대충 듣지 않고, 적절한 리액션과 아픔에 대한 공감을 표현하며 경청해줬다. 이런 경청은 병원에서 경험하기 힘든 일이었다. 선생님이 내가 아프다는 얘기를 귀담아 들어주시니 평소 신경 쓰이던 다른 불편한 곳에 대한 상담도 편하게 술술할 수 있었다. 

 

엑스레이 촬영 후, 친절하고 자세한 상담

엑스레이를 찍고 나서 왜 아픈지, 가능성 있는 원인은 무엇인지 환자의 눈높이에 맞게 친절히 설명해주셨다. 빠른 통증해결 방법으로 주사를 권하면서는 금액과 보험 여부, 의료실비적용까지 잘 알려주셨다. 여기까지만 해도 정말 여느 병원에서 느끼지 못한 친절함이었고, 의사가 진짜 내 아픈 것에 신경을 써주는구나 하는 놀라움이었는데,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은 따로 있다. 

 

주사를 맞다가 예상치 못한 배려에 감동하다

허리에 주사를 맞기로 하고 엎드려 있었다. 주사는 총 6바늘. 주사를 놓기 전에 작은 목소리로 박자를 맞춰 카운트를 하고 주사를 놓는 순간에도 소리를 내어 언제 주사를 놓는지 알게 해주셨다. 한 번 그러고 나니 그 다음 건 언제 이 무시무시한 바늘이 나를 찌르는지 예상할 수 있었다. 이래도 아프고 저래도 아픈 주사지만 언제 찌르는지를 아니 한결 마음이 편했다. 숫자를 세는 건 아니고 정확한 발음을 알 수 없는 작고 가벼운 소리였는데 "쁌 쁌 쁌 쁌!(주사 꾹)" 이런 느낌이었다. 이건 주사를 맞는 사람에 대한 배려였다. 확실히 그 소리를 들으면서 주사를 맞으니 마음이 편했다. 의사가 주사를 놓으면서 이런 생각까지 한다는 게 정말 감동적이었다. '이 의사선생님 대체 어떻게 환자의 마음을 잘 알지?' 의아할 정도였다.

진료대기실은 조금 작았지만 안쪽 공간은 꽤 넓었다

 

바른길정형외과의원, 나의 3대 인생병원 등극

평생 살면서 수 많은 병원을 가봤지만 (지인들이 하는 병원을 제외하고) 진짜 인생 병원으로 꼽고 싶다. 지금까지 내가 인생 병원으로 꼽는 곳은 두 군데가 더 있는데 그 두 곳은 오래 다니면서 본 원장님들의 인품을 좋아하는 곳이다. 바른길정형외과는 그냥 한 번 갔을 뿐인데 환자의 입장에서 사소한 것까지 배려를 하며 감동을 줘서 인생병원이 됐다. 그렇다고 병원을 자주 가고 싶은 건 아니지만, 정형외과를 가야한다면 무조건 바른길정형외과의원으로 갈 거다. 일단은 PT쌤에게 회원들이 운동하다가 다치거나 아프면 헬스장에서 거리는 조금 되지만 바른길정형외과의원으로 보내라고 얘기해야겠다.

 

바른길정형외과의원 소개

강남역 도곡로 408 디마크빌딩 2층

주소: 서울 강남구 도곡로 408 디마크빌딩 2층 (한티역 4번출구)

진료시간:

월 09:00~20:00
화 09:00~19:00
수 09:00~20:00
목 09:00~19:00
금 09:00~20:00
토 09:00~14:00

홈페이지: barunortho.com

대표번호: 02-6959-0680

 

유일한 단점과 이용 팁
바른길정형외과의원에서 모든 것이 만족스러운 가운데 유일한 단점은 대기시간이 길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예약도 안 하고 이런 진료를 받는데 그 정도는 얼마든지 기다릴 수 있다. 예약을 하고 가서 1시간을 기다려서 바쁘고 귀찮아 하는 의사를 만나 몸 아픈데 마음까지 상하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가! 바른길정형외과의원에 2시 40분 정도에 도착해서 대기하고 진료, 엑스레이, 진료, 주사, 물리치료까지 마치니 4시 정도에 병원에서 나왔다. 그러면서 보니 3시 30분을 지나니 대기하는 환자가 좀 줄어서 4시쯤에는 별로 기다리지 않을 듯 했다. 오늘만 그런 걸 수도 있겠지만 점심시간 이후는 보통 사람이 많은 시간인 듯 하니 3시 30분에서 4시 사이에 가면 덜 기다리고 진료를 받을 수 있을 것 같다. 
반응형
  • 네이버 블러그 공유하기
  • 네이버 밴드에 공유하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